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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들을 그대로 이곳에 옮기느라 꽤나 힘이 들었지만

 

 

 

 

 

 

 

이것들을 그대로 이곳에 옮기느라 꽤나 힘이 들었지만

 

 

 

 

 

 

 

 

 

전시해놓고 나니 꽤나 새로운 기분이 들어서 좋아했던 수집품들 중 하나였다. 이것이 뭐가 어때서 그런 것인가.

“저것도! 이것도!”

그리고 그녀는 차례차례 나의 수집품들을 가리키며 화를 내기 시작하였다. 그런 예상 이외의 갑작스러운 반응에 나는 그저 당황스러울 뿐이었다. 어째서 화를 내는 거지? 이 정도의 수집품 정도야 봐 줄 수 있는 정도 아닌가? 나에 대한 사랑이 그 정도밖에 되지 않도록 했었나? 아니다. 완전히 빠질 정도로 만들었는데 어째서? 그런 의문들이 솟아오르기 시작하며 점점 그녀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던 중, 그녀가 뭐라고 크게 소리를 질렀다.

 

 

 

 

 

 

잘 들리지 않는지, 아니면 내가 듣기 싫어서 그런 것인지 모를 때, 갑자기 들려버린 그녀의 말은 나의 귀를 뚫고 뇌를 강타했다.

“인간도 아닌 미친 새끼!”

그 외침에 마음속에 커다란 납덩이가 떨어지며 온 몸이 충격에 휩싸인다. 하지만 그 충격은 생전 듣지 못했던 매도방식에 대한 충격이 아니었다. 수집품을 모으면서도 인간이기에 도덕이라는 것에 얽매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어떻게든 인간답게 살아보려고 했던 생각과 고민이 전부 다 쓸모없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사실은 알고 있었다. 수집품을 모으기 시작하며 시체까지 모으게 되자, 이런 수집품을 모으는 것은 도덕심이 있는 인간으로썬 하지 말아야 할 일에 속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인정하지 않았었다. 그것을 부정할 만큼 난 강한 인간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래서 언제나 마음에 열쇠 없는 자물쇠를 채우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백 번째 수집품은 나에게 달려있던 그 자물쇠를 깔끔하게 부숴버렸다.

나는 인간의 도덕이라는 굴레에 잡혀있지 않아도 되는, 인간이 아닌 사람이었던 것이다! 어찌나 부질없던 고민의 나날이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