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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다들 축하해 주면 그저 쑥스럽기만 할 뿐인데

 

 

 

 

 

 

 

그렇게 다들 축하해 주면 그저 쑥스럽기만 할 뿐인데

 

 

 

 

 

 

 

역시 그들은 나의 마음을 알아주는 녀석들이다.

“이, 이게 뭐야?”

하지만 그 조촐한 축하 연회는 얼마 있지 않아, 잠그지 않은 대문을 열어 차디찬 겨울바람과 함께 등장한 한 방해꾼에 의해 끝나버렸다. 그 방해꾼은 백 번째 수집품인 그녀였다. 그녀는 이때까지 나에게 보여주지 않았던 ‘경멸’의 얼굴을 하며 나를 째려보았다. 그녀의 새로운 모습에 나의 마음은 또 다시 아까 전에 느꼈던 충격에 휩싸였다.

“할 말이 있어서 쫒아와 봤는데 이 쓰레기들은 뭐야?”

 

 

 

 

 

 

쓰레기? 그게 무슨 이야기인가. 나의 귀중한 수집품을 그런 식으로 말하다니! 하지만 괜찮다. 그녀는 특별한 백 번째 수집품. 그 정도의 무례함은 넘어가 줄 수 있다. 게다가 어차피 나에게 빠진 여인. 내가 하겠다는 데에 크게 태클은 걸지 않을 것이다. 아니 태클을 걸 수가 없을 것이다. 이 정도까지 왔으면, 이미 나에게서 떨어져서는 살 수 없기에 분명하기 때문에.

“왜? 뭐 문제라도 있어?”

“이런 것들이 왜 방에 장식품처럼 놓아져 있냐고 묻는 거야!”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코를 쥐어 막는다. 무슨 냄새라도 나는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며 나의 몸에서 나는 냄새인가 싶어서 냄새를 맡아 보았지만, 코를 쥐어 막을 정도의 역한 냄새 따위는 나지 않았다. 해봤자 여기까지 달려오면서 흘린 땀 냄새 조금일까?

“설마 땀 냄새 때문에 그러는 거야? 에이, 그런 거야 여름에 많이…….”

“그게 아냐! 저거 말이야 저거!”

그렇게 말하며 그녀가 가리킨 곳은 ‘절망’을 나타내고 있는 수집품인 지나가던 차에 깔린 쥐와 새와 고양이 같은 동물들이었다.